헤어질 결심 포스터
헤어질 결심

목차

● 영화 헤어질 결심 전반부 줄거리

영화 헤어질 결심 후반부 줄거리 (결말 포함)

 감상평

영화 헤어질 결심 전반부 줄거리

영화는 사격 연습을 하는 장해준팀장과 후배 형사 오수완의 장면으로 시작한다. 새벽부터 구소산 사망 사건 현장을 살피던 해준과 수완은 아침이 되자 직접 로프를 타고 추락 시작 지점인 정상으로 올라간다. 구소산 정상에서 유류품을 보고 사망자가기도수라는 이름의 남성이며, 등산배낭, 지갑 등에 KDS라는 이니셜이 새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통해 소유욕이 강하다는 것을 유추해 낸다. 이후 시체 검안실에서 기도수의 젊은 아내인송서래를 만나게 된다. 서래는 자신이 중국인이라 한국말이 서툴다고 말하며, 남편의 시신을 보고는 "산에 가서 안 오면 걱정했어요. '마침내' 죽을까봐."라고 한다. 해준은 서래의 단어 선택에 묘한 의문을 가지며 "한국말, 저보다 잘하시네요."라고 둘러댄 뒤, "패턴을 좀 알고 싶은데요" 라며 기도수 핸드폰의 패턴을 풀어줄 것을 부탁한다. 이후 수완에게 "목격자가 없는 시신은 부검이 매뉴얼이라는 것을 쉬운 말로 설명하라"고 지시한 뒤 자리를 떠난다. 남편이 죽은 월요일에도 예정대로 간병을 왔다는 할머니의 증언, 출근 확인 전화, 출퇴근 시간의 CCTV 영상을 통해 알리바이가 확인되어 서래는 용의선상에서 벗어난다. 해준과 서래는 수사 과정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고 데이트를 하며 서로에게 깊은 호감을 느끼게된다. 아내의 집에 있는 일요일 밤 서래의 도움이 없어 잠을 이루지 못하는 해준은 서래에게 연락문자를 보내게 되고 다른 요일 할머니가 아프셔서 응급실에 있다는 서래의 답에 해준은 서래의 월요일 간병을 대신하게 된다. 그렇게 월요일 할머니와 나름대로 말도 트고 친해진 해준은 이전에 잘되었던 정훈희의 '안개' 호출을 시리가 알아듣지 못하는 것을 보고 폰을 집어든다. 대신 노래를 틀어주기 위해 휴대폰을 받아 사용기록을 정리하던 중, 월요일 할머니가 서래와 같은 기종의 폰을 쓴다는 사실과 할머니 핸드폰에 설치되어 있던 계단 오르기 앱에 기도수의 사망일에만 138층이 기록된 것을 보았다. 해준은 이것을 보고 할머니께 외출 경험에 대해 물어봤지만 10년간 집에서 나가 본 적이 없다는 할머니의 대답을 들었고, 치매로 인지 기능이 저하된 할머니가 '월요일에 서래가 오는 것'이 아니라 '서래가 오면 월요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는 점까지 알게 된다. 이에 해준은 사건을 원점부터 다시 되짚으면서 서래가 살인자일 경우를 가정해 타임라인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해준이 똑같이 기도수가 죽은 산에 올라가 본 결과, 계단 오르기 층수가 똑같이 138층이 찍힌 것을 본 해준은 절망에 빠진다. 이미 수사는 자신이 종결시킨 뒤였고, 서래가 해준에게 접근해 폰의 녹음 자료들과 그 이외의 수사 자료를 대거 없앤 뒤였다. 서래의 행동이 본인의 범죄를 은폐하기 위한 것인지, 해준에 대한 애정으로 한 것인지, 둘 다 섞인 것인지 알 수 없었던 해준은 경찰이란 자신의 직업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서래와의 마음을 두고 끊임없이 갈등하다가 결국 자신의 내면이 '붕괴'되었음을 고백하며 서래를 놓아주고, 유일한 증거물인 폰을 바다에 던지라는 말과 함께 서래를 떠나게 된다. 남겨진 서래는 한국어 붕괴란 단어의 뜻을 검색한다. 그리고 서래는 해준이 무너지고 깨어졌다는 걸 알게 되고 눈물을 흘린다.

영화 헤어질 결심 후반부 줄거리 (결말 포함)

13개월이 지나고 모든 것이 붕괴되어 불면증과 우울증이 극심해진 해준은 아내의 직장이 있는 경상북도 이포군으로 근무지를 옮기고 아내와 함께 수면클리닉도 다니지만 병세는 도통 나아지지 않는다. 그리고 서래가 사철성에게 맞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사철성은 임호신에게 전 재산을 사기당한 자신의 어머니는 쓰러져 병상에 있는데 너희는 사기로 번 돈으로 호화롭게 생활하느냐며 화를 내지만 이내 철성의 팔에 포크를 꽂으며 반격한 서래는 가발을 벗으면서 '10분만 참는다고 했지, 너희 어머니가 네가 여자 패는 것과, 너의 별명의 유래를 알면 좋아하겠냐'고 맞받아친다. 사철성은 자신의 어머니가 사망하면 서래의 두 번째 남편인 임호신을 죽인 뒤에 장례를 치르겠다는 협박을 하고 나간다. 어느 날 해준은 아내인 정안과 장을 보다가 서래와 재회한다. 서래는 그 와중에 또 다른 남자인 임호신과 재혼한 상태였다. 그날 저녁 정안에게 임호신의 전화가 걸려 오지만 받지 못한다. 다음 날 호신이 칼로 수십 차례 찔린 시체로 발견되는 사건 현장으로 넘어간다. 서래의 말에 따르면 그녀가 집에 돌아와 보니 남편은 이미 풀장에서 죽은 시체로 둥둥 떠 있었고, 풀장에는 피가 가득했다. 취조 중 서래는 '멀리 떨어진 곳에서 같은 경찰 관할 하에 두 남편이 연달아 죽은 걸 남들이 보면 뭐라고 생각할 것 같냐'는 질문에 '참 불쌍한 여자네.'라고 답한다. 또한 '왜 그런 남자와 결혼을 했느냐'는 해준의 질문에 '다른 남자(=해준)와 헤어질 결심을 하기 위해서'라고 대답하고, 해준은 감정의 혼란을 느낀다. 그러나 해준의 생각과 달리 호신을 죽인 범인은 그에게 투자금을 뜯긴 사철성이라는 인물이었다. 그렇게 진범을 찾으면서 수사가 종료된다. 이후 서래가 해준과 이별하던 당시의 사랑한다고 하는 내용이 담긴 대화를 녹음해 두고 듣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임호신이, 서래가 해준에게 깊은 연심을 품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이를 해준의 아내에게 알리겠다며 사기에 협조하라고 협박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해준은 경찰로서 쌓아 온 자신의 명예를 서래와의 스캔들로 실추시키려고 하는 임호신을 처리하기 위해서 서래가 사철성의 어머니를 죽였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 후 차를 운전하며 어딘가로 가고 있는 서래의 모습이 나온다. 모든 걸 깨달은 해준도 차를 운전하며 서래에게 전화를 걸어 왜 그랬냐고 다그치면서 내가 언제 사랑한다고 말했냐 물어보지만, 허탈한 웃음으로 눈물짓는 그녀는 "당신이 사랑을 말한 순간 당신의 사랑이 끝났고, 당신의 사랑이 끝난 순간 내 사랑이 시작됐죠."라고 중국어로 말한다. 애가 타는 해준은 중국어가 아닌 한국어로 해달라고 말하지만 서래는 바다에서 건진 폰은 다시 더 깊은 바다에 버리라는 말만 남기고 이내 묘연하게 전화를 끊는다. 전반부에서 서래와 해준의 썸은 서래가 해준의 호감을 수사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이용한 것인지 아닌지 쭉 모호하게 처리되었으나 자신의 전부였던 직업적 신념을 무너뜨리면서까지도 서래를 생각해준 모습을 보고 그제서야 진심으로 해준의 사랑을 눈치챈 것이다. 해준도 뒤늦게 자신이 말한 "핸드폰은 바다 깊숙한 곳에 버려요."라고 했던 말이 서래에게 사랑 고백과 같은 의미였다는 걸 깨닫고 GPS를 보며 서래를 쫓는다. 서래는 홀로 바닷가로 향하고 밀물이 올 때까지 기다린 뒤 천천히 구덩이 속에 차오르는 바닷물과 함께 사라진다. 뒤늦게 바닷가에 도착한 해준은 물이 차오른 바다에서 서래를 찾지만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해준은 녹음기를 튼다. "저 폰은 바다에 버려요. 깊은 데 빠트려서, 아무도 못 찾게 해요." 해준은 결국 서래의 마음을 알게 된다. 해준은 뭔가 다짐한 표정으로 운동화 끈을 매고 서래를 찾는다. 그렇게 영화는 사라진 서래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짖는 해준을 파도가 덮치는 걸 끝으로 막이 내린다.

감상평

이 영화는 헤어질 결심이라는 제목에서부터 어휘의 사용이 일반적이지 않고,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서래는 남편의 시신을 보고는 "산에 가서 안 오면 걱정했어요. '마침내' 죽을까봐."라고 한다. 여기서 사용한 마침내라는 단어에 대해서 박찬욱 감독은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우리가 익숙하게 쓰는 한국어인데 생경한 발음으로 하면 똑같은 한국어 단어가 낯설게 들리면서 그 단어가 가진 뜻에 대해 좀 더 음미하게 된다. '마침내'라는 건 흔한 단어인데, 그것을 '이렇게도 되네?'라며 자꾸 생각해 볼수록 뭔가 운명적인 것, 올 것이 온 거 같은, 그런 거창한 생각으로 가지를 뻗어가는 효과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

붕괴라는 단어의 뜻을 찾아보고 해준을 진심으로 걱정하고 눈물을 쏟는 서래의 모습과, 실제로 사랑한다는 말을 한 적은 없지만 "저 폰은 바다에 버려요. 깊은 데 빠트려서, 아무도 못 찾게 해요." 라는 해준의 말을 통해 그 어떤 사랑의 말보다도 사랑을 느끼는 서래의 모습 두가지를 보며, 사전적인 의미를 직접 보았을 때 더 크게 직접 와 닿는 느낌 그리고 반면에 직접적인 표현보다 우회적인 표현이 더욱 마음을 크게 울릴 수 있는 상반되는 효과적인 표현법을 느꼈다. 영화 내 많은 장면과 대사들이 물음표와 느낌표를 오가며 계속 떠오르지만 그 중에서도 다음의 대사는 처음 들었던 순간부터 지금까지도 항상 되뇌이게 된다.

 

"당신이 사랑을 말한 순간 당신의 사랑이 끝났고, 당신의 사랑이 끝난 순간 내 사랑이 시작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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