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크리스마스 포스터
8월의 크리스마스

목차

●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줄거리

 수상내역

● 리메이크

 감상평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줄거리

영화 속 계절은 여름, 작은 동네에서 2대째 사진관을 운영하고 있는 정원은 죽을 날을 앞둔 시한부 인생이다. 하지만 그는 평소처럼 하루 하루를 보낸다. 사진을 인화하고, 밥도 하고 설거지도 하면서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 친구 부모님의 장례식을 다녀온 날, 그는 다림을 처음 만난다. 컨디션 난조로 지친 그는 사진을 빨리 인화해달라고 재촉하는 다림에게 쌀쌀맞게 대하지만 이내 미안함을 느끼고 아이스크림을 사서 건네면서 사과한다. 다림은 구청에 소속된 주차단속 요원인데, 매번 단속사진 때문에 사진을 인화하러 초원 사진관에 찾아오면서 단골이 된다. 두 사람은 자주 만나기 시작하면서 서로 호감을 갖기 시작한다. 어느 날, 정원은 태권도장을 운영하고 있는 절친인 철구를 만나 같이 횟집에서 술을 먹는다.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시고 시비가 붙어 오게 된 파출소에서 설전이 벌어지자, 조용히 하라는 경찰에 말에 욕을 섞어가며 "내가 왜 조용히 해야 해?"라는 말을 하며 운다. 며칠 뒤, 스쿠터를 고치기 위해 스쿠터 가게에 있는 정원을 다림이 발견하게 되고, 다림이 정원을 사진관 앞까지 우산을 씌워주며 바래다준다. 정원이 사진관 안에 앉아 있던 중, 전에 가족들과 가족사진을 찍었던 한 할머니가 혼자 들어온다. 이전에 가족사진을 찍었을 때 찍었던 혼자 나온 사진을 다시 찍고 싶다는 요청에 사진을 찍는다. 그러던 어느 날, 상태가 악화된 정원은 쓰러져 입원하게 된다. 다림은 평소처럼 사진관에 찾아오지만 정원이 없자 편지를 써서 사진관에 꽂아둔다. 그러나 여전히 사진관은 며칠 내내 닫혀있고 편지도 아무도 회수해가지 않자 화가 난 다림은 밤중에 사진관에 돌을 던져 유리를 깬다. 그 무렵, 다림은 근무처를 이동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복잡한 상황 속에서 정원을 만날 수 없게 되자 다림은 그를 그리워한다. 한편, 입원한 정원 역시 다림을 생각한다. 그는 죽기 전 사진관에 정리하러 들러 깨진 유리를 보고 그녀로부터 도착한 편지를 읽게 된다. 수소문 끝에 다림이 자주 나타나는 길목 카페에서 기다리고, 예상대로 다림이 차량 단속을 위해 내렸지만, 정원은 다가서지 않고 멀리서 바라만 본다. 그리고 답장을 쓴다. 차에서 내리지만 이후 그는 스스로 자기 사진을 찍는데 이것은 후에 영정사진으로 쓰인다. 정원이 죽고 나서 겨울이 된다. 초원 사진관은 정원의 아버지(신구)에 의해 운영된다. 정원의 아버지가 사진관을 비운 사이에 검은 옷을 차려입은 다림이 사진관에 찾아온다. 사진관은 닫혀있지만 그녀는 사진관 진열대에 놓인 자신의 사진을 보고 미소지으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수상내역 (1998)

● 19회 청룡영화상(최우수 작품상, 여우주연상, 신인감독상, 촬영상)

 34회 백상예술대상(영화 작품상, 영화 여자최우수연기상)

 21회 황금촬영상 시상식(신인감독상, 제작공로상)

 18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최우수 작품상, 여우주연상)

리메이크

2005년에 일본에서 리메이크하여 개봉했다. 방구석 1열에 나온 정보에 의하면 한국의 작품들 중 일본 영화에 가장 어울리는 절제된 연기를 선호하는 코드와 맞물려 당시 일본에서 대박이 난 한국 영화였고 그 탓에 작품의 제작권을 얻고자 각지에서 한국 쪽에 오퍼를 넣기 위한 수소문을 하며 경쟁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리고 그 결과 변영주와 인맥이 있던 리메이크 촬영감독이 변영주의 도움을 받아 오퍼를 넣는데 성공함으로서 제작할 수 있게 되었다고. 영화는 거의 대부분 비슷하고 일부 설정이나 장면이 다르다. 여자 주인공의 직업은 초등학교 교사로 바뀌었고, 몇몇 장면들이 추가되기도 했다. 결정적으로 마지막에 남자 주인공의 죽음에 대해서 아는 듯 하다. 원작에서는 편지를 읽지 못하지만 일본판에서는 편지를 읽는다. 또한 시대상이 바뀌면서, 정원이 아버지한테 가르치는 것이 'VHS 작동법'에서 'DVD 작동법'으로 바뀌거나, 다림이 쓰는 카메라가 디지털 카메라로 바뀌었다는 것 정도도 다르다. 

감상평

처음으로 이 영화를 접했을 때에는, 영화의 배경이 되는 시대와 가까운 시대에 봤기 때문인지 어려서인지 이해할 수 없는 장면과 감정들이 많았다. 다만 한석규가 연기를 참 잘하는구나, 심은하가 참 예쁘구나 정도의 생각만 들었었다. 나이가 어느 정도 들고나서 두번째 이 영화를 보고나서는 많은 감정이 들었느데 우선 먹먹함이 몰려왔다. 나이를 먹은 어느 순간부터 90년대나 2000년대를 떠올리면 먹먹해지곤 한다. 돌아갈 수 없는 그 시절에 대한 아련함과 그리움이 점점 더 커져가는 것 같다. 어린 시절 가족이나 내 사진을 보면 그런 감정이 더 크긴 하지만, 그 시대의 모습을 담은 문화매체물들을 봐도 그에 못지 않게 큰 감정이 찾아오며 가슴이 저리고 아린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가장 최근에 세번째로 이 영화를 보았을 때는 사랑이라는 감정의 측면에서도 깊이 살펴보게 되었다. 시한부의 삶을 살고 있는 정원이 다림에게 느낀 사랑은 그 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안타깝지만 반면에 더욱 순수하고 아름답게 느껴졌다. 정원의 독백은 이 영화의 백미라고 생각한다.

내 기억 속의 무수한 사진들처럼
사랑도 언젠가 추억으로 그친다는 것을 난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신만은 추억이 되질 않았습니다.
사랑을 간직한 채 떠날 수 있게 해 준 당신께
고맙다는 말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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